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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ICPM 때까지 가라 가라 해도 가지 않던 시간이 날이 조금 쌀쌀해지자마자 도망을 치더니 어느덧 연말이다. 하나씩 쌓여가다 보면 좀 더 나은 사람이 되겠지 하고 한 해가 끝나갈 때마다 그다음 해의 목표를 정하고 하나씩 지워가는 것을 시작한 것은 아마 재작년. (너무 얼마 안 됐네;) 그걸 메모장에 쓰고 정말로 체크리스트를 하나씩 지워가며 한 해를 보내는 것을 시작한 것은 올해. 그리고 이제 한 해마다 돌아보는 글을 쓰는 것을 시작하려고 한다.

학업과 연구

연구 참여 시작 전

  첫 번째 돌아보기이니까 간단히 나와 프로세스마이닝의 역사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보면. 맨 처음에 접한 것은 학교에서의 연구 참여였다. 사실 그 때는 아 이런 것이 있구나~ 하고 말았던 것 같다. 그 다음으로 접한 것은 인턴. 의도치 않게..? 우연히..? 운명처럼..? 프로세스 마이닝을 하는 회사의 인턴으로 일하게 되었다. 회사 분들이 블로그 보시는 것을 알기 때문에 자세히 쓰기는 좀 민망하고 ㅎㅎ 여튼 그 때 아 연구참여할 때 그게 이거구나~ 하고 이렇게 쓰네~ 하고 조금씩 흥미가 생기기 시작했다. 사실 이 때까지만 해도 와 이거 너무 재밌네 나는 이거 계속 해야겠다라는 확신은 없었다. (지금은 있나 하면 그것은 또 아님) 여튼 그 딱 인턴을 끝내가던 즈음, 지금의 독일 교수님(이라고 쓰고 프로세스 마이닝의 Godfather라고 읽는)께서 네덜란드 학교에서 지금의 독일 학교로 옮겨 가신다는 기사를 회사에서! 읽었고, 그 학교가 마침 우리 학교에서 교환학생을 갈 수 있는 학교였다. 그리고 한국 교수님의 큰 도움!으로 독일에서 연구참여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연구 참여 시작

 처음 시작할 때는 뭐 아는 것이 없었다. 백지 그 자체. 한국 연구참여 때 한 번, 회사에서 한 번 MOOC 강의를 들은 것이 내가 프로세스 마이닝에 대해 아는 것의 전부. 심지어 제대로 알지도 못했다. 그리고 연구에 대해서 아는 것이라고는 6주 정도의 연구 참여. 이것도 거의 백지. 그런데 독일에서 사수 하나 없이 교수님과 다이렉트로 연구를 시작하게 된 것이다. 첫 미팅, 두 번째 미팅, 세 번째 미팅까지 모두 너무 힘들었다. 논문에 있는 모든 단어 중에 아는 개념이 제대로 있지를 않았으니.. 석사와도 거의 미팅을 가지시지 않는 교수님이신데 (독일의 석사 시스템은 한국과 아주 다르다.) 거의 백지인 고졸이랑 미팅하신다고 얼마나 답답하셨을까....

 이 두 번째 미팅과 세 번째 미팅의 사이 즈음 ICPM 2019가 아헨에서 있었다. 첫 번째 프로세스 마이닝 학회. 연구실에서 주최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나도 스태프로 잠깐잠깐 일할 수 있었고, 세션들도 모두 들을 수 있었다. 처음 가 보는 학회에서 스태프라니 지금 생각해도 약간 어이없는데 여튼 이렇게 많은 학생들, 회사들, 교수님들이 프로세스 마이닝만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되는? 굉장히 자극이 되는 자리였던 것 같다. 그리고 간만에 한국에서 오신 회사 분들, 교수님 봬서 너무 반가웠고 감사했다. ㅎㅎ

연구 참여 진행과 현재

 세 번째 미팅까지 완전히 갈피를 못 잡고 있었으니 지금 생각해 보면 거의 3-4달을 아무것도 못 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저 세 번째 미팅에서인가 ICPM에서인가 교수님께서 "You should produce something during your stay!" 하셨다. 그 말 듣고 좀 정신을 차려서, 그 이후부터는 방향을 좀 잡았다. 앞에서 할 수 있는 삽질을 다 하기도 했고.. 뭐 한국 가서 할 삽질 여기서 다 했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중이다. 지금은 실험도 다 했고 열심히 리포트 쓰는 중. (사실 한 번 초안 가져갔다가 탈탈 완전히 바꾸는 중) 그런데 저번 주에 논문에 정의 부분 쓰다가 미친 갑자기 정의 보고 깨달음을 얻어서 실험 잘못한 거 깨닫고 코딩 다시함. 후 일단 지금은 다 고쳤다(고 믿는다 제발). 저번 주까지 다 쓰고 이탈리아로 떠날 예정이었는데 ㅎ 월요일의 내가 달릴 것이다.. 1월의 나는 다 쓴 나이길 바라... 

 이게 퍼블리시를 했어야 내가 깔끔하게 내가 한 주제는 무엇이고 무슨 내용이고를 딱딱 여기에 쓰는데 아직 못해서.. (물론 미래의 내가 할 수 있을지는 모름 ㅎ) 언젠가의 내가 블로그에 그 주제로 글을 쓸 수 있기를..

배운 것

  되돌아보면 배운 것은 정말 많은 것 같다. 근데 이거 다 나열하면 미래의 내가 보고 좀 같잖을 것 같기는 한데.. 일단은 쓴다.

 일단 기본적으로 논문을 읽을 수는 있게 되었다. 맨 처음에 야 논문은 어떻게 읽는 거냐..? 하고 친구들한테 물었던 기억이 있다. 이제는 읽고 블로그에 내용 정리도 할 수는 있는 사람이 되었다. (잘 하지는 못함) 그 과정에서 프로세스 마이닝 관련해서 이론들을 머릿속(과 블로그)에 정리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코딩도 많이 했다... 기존에 있던 논문 구현, 내 연구 구현, 라이브러리 뜯어 보기, (주로 python. 가끔 java. 으 자바 너무 끔찍하다 그 때 너무 고생함. 그거 때문에 괴롭힌 주위 사람들에게 감사..) 심지어 팔자에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웹(flask, javascript 등등)까지.. (웹 처음 할 때의 막막함.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다. 이 때도 주위에 야 인터페이스는 어떻게 만드는거냐..? 하고 물었던 것 같다 ㅋㅋㅋㅋㅋ 이런 이상한 질문들에 대답해주는 주위 사람들에게 감사한다.) 4월의 내가 짰던 코드 저번 주에 고치면서 그 4월의 나 친구에게 욕했던 것 보면 아마 그 때보다는 나아진 것 같다.

 그리고 전반적인 연구에 있어서 꼼꼼함!!!이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단순한 오타, 코드 오류 이런 문제가 아니라 내 논리에 오류는 없는지, 비약은 없는지 꼼꼼하게 생각해보는 것이 정말 중요한 것 같다.(는 걸 어제까지 열 시 퇴근하면서 코드 짜면서 배움)

 그리고 설명하는 능력도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내가 아는 것이 다가 아니라, 내가 한 것이 무엇이고 어떻게 이루어져 있고 어떻게 동작하는지를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엄청 중요하다. 며칠 전에 교수님과 미팅하면서 생각한건데, 이 미팅들 하나하나를 면접이라고 생각하고 어떤 질문을 할 수 있는지, 허점이 무엇인지 찾고 완벽하게 대답할 수 있는 정도가 되어야 내 연구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당연한 말인데 이걸 깨달은지 얼마 안 됨...) 

 나열하자면 끝도 없기 때문에 이 정도가 될 것 같다. 이걸 알고 독일로 왔으면 좀 더 많이, 좀 더 잘 할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아쉽다. 

일상과 취미

 독일에서 네 번째 계절이 지나간다. 독일어라고는 슈바인학센과 커리부어스트만 알고 독일에 뚝 떨어졌다. 많은 교환학생들이 교환 학기를 나가면서, 외국인 친구들을 많이 만들어야지 혹은 포항에서 벗어나니까 다른 학교 사람들을 많이 사귀어야지 하는 목표를 가진다. 나는 오히려 반대였다. 혼자 시간을 잘 보내는 사람이 되어 돌아오는 것이 목표였다. 친구들도 다 한국에 있고, 독일어는 잘 못하고. 최적의 환경이었다. 

 결과는? 너무 아싸... 혼자 방에서 할 일이 너무 많아서 바쁜 상태가 되었다 ㅎㅎ 요리, 설거지, 청소, 빨래도 해야 하고, 블로그에 글도 써야 하고, 글 쓰려면 논문도 읽어야 하고, 책도 읽어야 하고, 신서유기도 봐야 하고, 라끼남도 봐야 하고, 가끔 집에서 각 잡고 요리하고 술도 타야 하고.. 작년까지의 한국에서의 나와는 아주 다른 사람이 되었지만 아주 만족한다. 그렇다고 사람 만나는 것이 싫다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고, 혼자 있을 때의 만족도가 아주 높다. 이대로 쭉 혼자 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꺄르르~ 정말 행복하다기보다는, 아주 안정적인 삶을 살고 있다. 

취미 1. 먹고 마시기

  독일에 있는데도 서울 맛집을 나한테 묻는 사람들... (너무행) 이 있을 정도로 나는 먹고 마시는 것을 아주 좋아한다. 요리는 독일에서 피할 수 없는 존재였다. 밖에서 사 먹으면 웬만~하면 맛이 없다. ㅎ 그래서 오만 요리에 다 도전하다 보니 이제 세 시간 동안 스튜를 끓여서 미트 파이를 굽거나 (오늘 한 일), 리버스 시어링을 해서 비프 웰링턴을 만들거나 하는 존재가 되었다. 한식은 아직까지 손맛이 좀 부족한 것 같은데, 양식은 종종 내가 먹어도 맛있다 ^^. 한 서너 시간 준비해서 사람들 불러 모아서 하는 홈파티 (일명 유니바)는 이제 취미가 되었다. 손님 만족도도 높다고 생각한다. (그치..?) 한국 가서도 여름 즈음에 서울 올라가서 자취를 시작하면 (강력한 희망사항이다.) 종종 할 것.

칠면조 한 마리 누워 있는 것 같은데 비프웰링턴.

 칵테일은 독일의 술이 너무 싸서 여기서는 안 사먹으면 경제적 손해다 (말도 안 되는 소리)라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되었다. 한국의 2/3 가격에 한국에서 구할 수 없는 술들이 지천이다. 그래서 하나하나 사 마시다 보니 술병이 쌓이고 쌓이고..  

이거 몇 달 전이니까 더 쌓였고..

이제 칵테일 바 가서 술 종류 보면 대충 무슨 맛인지 알 수 있는 존재는 되었다. 한국 가면 주조기능사나 조리기능사 중에 하나는 내년에 딸까 싶다.

취미 2. 책 읽기

 이건 좀 웃긴데, 올해의 목표에 책 12권 읽기가 있었다. 11월 20일의 나는 한국 책을 어디서 구해~ 하고 단 한 권도 읽지 않은 상태였고, 그 목표에 대해서도 체념하고 있었다. 그 이후에 밀리의 서재 구독하고, 현재 12월 14일 총 10권 읽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뭘까.. 난... 인문학 공부를 좀 하고 싶어서 책을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한 권 빼고는 다 소설 ^^ 힘들다 인문학... 나는 재미가 없어...

취미 3. 여행

 여행, 정말 많이 다니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꽤 다녔다. 10개월 동안 연구실 나가고, 술 먹고, 요리하고 다 하면서 다음 주에 떠날 이탈리아를 포함하면 16개 나라를 다녔다. 한 도시나 한 나라에 길게 머무는 것을 선호하는 타입이어서 하루 이틀 찍고 오는 여행은 한 적이 없고, 여러 번 간 나라가 꽤 있기 때문에 적게 간 것은 아니다. 올해가 아니면 언제 이렇게 다니겠나 싶어 하나둘 다니다 보니 이렇게 되었다. 아마 여행.. 에 대한 글을 이렇게 길게 쓰는 것은 내가 갑자기 세계 여행자가 될 거야 하하~ 하지 않는 이상 2019년 돌아보기가 마지막이 아닐까 ㅠㅠ 간 순서대로 각 나라에 대한 두 줄 정리를 해 보면 다음과 같다. (다음과 같다.라니; 쓰고 보니까 블로그 이론글체;)

  • 독일: 아헨, 쾰른, 뒤셀도르프 (얘네도 여행인가..?), 베를린, 함부르크, 프랑크푸르트, 하이델베르크, 작센스위스, 드레스덴 정도 갔다. 베를린은 참 좋다. Monkey bar 잊지 못해.. 작센스위스도 참 좋다.
  • 스페인: 바르셀로나, 말라가, 론다, 세비야, 빌바오, 마드리드 등등. 첫 여행이라 그런지는 몰라도 스페인은 정말 정말 좋았다. 맛있는 것도 많고 날씨도 좋고. 꼭 한 번 가봐야 하는 나라. 특히 남부.
  • 포르투갈: 리스본, 신트라, 포르투, 라고스. 포르투갈도 좋았지만 스페인만큼의 감흥이 있지는 않음. 하지만 포트 와인 너무 맛있고 라고스는 정말 좋았다. 스페인 남부와 포르투갈 남부 엮어서 여름에 한 번 더 가고 싶다. 
  •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잔세스칸스, Vaals(ㅋㅋ), 아인트호벤, 마스트리히트 등등. 뭐 옆 동네라.. 15분 걸려서.. 학교 잘 걸어 다니다 보면 네덜란드 통신사랑 연결되고 그런다..
  •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카프룬, 첼암제 등등. 카프룬, 첼암제는 평-화롭다. 꼭 한 번 가볼만하다. 난 두 번 감. 근데 음식이 독일 같다 ㅎ
  • 아이슬란드: 처음 거대한 자연을 마주한 나라였다. 투어로 실려 다니기는 했지만, 여기도 꼭 한 번 가볼만하다. 오로라 보러 가야 하는데 나는 백야 때 감 ㅋㅋㅋㅋㅋ 
  • 페로 제도: 잊지 못한다.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무조건 가야하는 곳. 직접 봐야 하는 곳. 설명할 수가 없다. 
  • 덴마크: 코펜하겐만 감. 페로에서 빠져나와 술 먹느라 바빴다. 
  • 프랑스: 니스, 칸, 에즈, 앙티브, 파리. 친구 보러 얼떨결에 간 프랑스 남부도 참 좋았다. 프랑스 남부도 꼭 한 번 가 봐야 할 곳. 내가 남부를 좋아하네 쓰다 보니까.. 파리는 디즈니랜드 말고 딱히 기억 안 남. 예술에 조예가 없다. 
  • 모나코: 프랑스 남부 가는 김에 들렀던 곳. 예쁘고 반짝반짝. 
  • 체코: 여기도 친구 보러 감. 딱히 목적 있게 간 곳이 아니었기 때문에 임팩트는 없었고, 그냥 고기를 계속 먹었다.. 고기고기고기
  • 스위스: 여기도 친구 보러 감. 하지만 너무너무 좋았다. 첼 암 제에서 알프스를 이미 봐서 별 감흥 없을 줄 알았는데 스위스는 스위스다. 
  • 벨기에: 여기도 친구의 소원을 이뤄주기 위해 감. 브뤼셀, 루벤 등등. 여기도 옆 동네라 22.. 홍합 맛있음 ㅎ
  • 영국: 런던, 브라이튼. 유럽에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진 이후에 간 곳이라 큰 감흥 없었지만, 영어를 써서 너무너무 편했다. 독일에서의 내가 마음 한 구석에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게 해 준 곳.
  • 모로코: 셰프 샤우엔, 메르주가, 마라케시. 사하라 사막은 살면서 한 번은 가 볼 가치가 있는 곳이다. 하지만 음식은.. ㅠㅠ
  • 이탈리아: 시칠리아(팔레르모, 카타니아), 로마, 피렌체, 소렌토, 나폴리, 볼로냐, 돌로미티, 밀라노. 3일 뒤에 떠난다. 

어휴 뽈뽈 많이도 돌아다녔다. 기억에 남는 곳을 꼽으라면 항상 스페인, 페로 제도, 스위스를 꼽는다. 라고 쓰고 보니까 프랑스 남부도 껴 줘야 할 듯. 3일 뒤면 또 떠난다. 혼자 아아주 길게 떠난다. 심심할 예정이니 연락 환영.

블로그

 고등학교 때 3년 내내 하던 플래너 쓰기가 습관이 되었는지 어떤 일을 할 때에 어디에든지 써 놓지 않으면 시작을 안 하는 편이다. 과제, 시험 공부는 당연하고 만들고 싶은 요리, 만들고 싶은 칵테일, 여행 가고 싶은 나라, 그 나라에 가서 할 일까지 써 놓는 사람이다. (그렇다고 모든 써 놓은 것을 지키는 성실하고 빡빡한 사람은 아님 ㅎㅎ) 블로그를 시작하게 된 이유도 그것이다. 올해의 목표에 써 있길래...

칵테일 리스트와 여행 리스트. 무슨 술을 저렇게나 마신거야..

 그걸 올해의 목표로 정한 이유로 들어가 보면, 아마 3년 전 즈음(와 벌써 3년), 연구 참여를 할 때 혼자 Wil 교수님 강의를 들으면서 (그 때만 해도 내가 여기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프로세스 마이닝 공부를 시작할 때에 느낀 답답함일 것이다. 대부분의, 아니 거의 모든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대부분의 프로세스 마이닝 수업 내용을 검색해 보면 단 하나의 한글로 된 글이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처음 공부할 때 좀 쩔쩔 맸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그냥 내가 쓰면 되지 않을까? 하고 올해의 목표에 써 놓았었다. 사실 그러고 나서도 4달 정도는 블로그를 열지도 않았었다. 그런데 연구를 하다가, Advanced Process Mining 수업에서 들은 내용을 쓰려고 다시 강의 슬라이드들을 몇 번이나 열어보다 보니 (머리가 안 좋아서 기억력이 매우 나쁘다..) 이럴 바에 한글로 내가 정리 해 놓자! 싶어서 블로그를 본격적으로 열고, 글을 쓰게 되었다.

 물론 멋진 이유를 대라고 하면 '한국에 프로세스 마이닝이 좀 더 알려지면 좋겠다.'(내가 뭔데..), '뒤에 공부하는 사람들이 블로그를 보고 도움을 받았으면 좋겠다.' 같은 거창한 것도 댈 수는 있지만, 요약해 보면 그냥 내 기억력이 안 좋아서...  뒤에 공부하는 내가 도움을 받았으면 좋겠다 ㅋㅋㅋ 라고 할 수 있겠다 ㅎㅎ 

 블로그를 시작한 것이 올해라 잡소리가 좀(이 아니라 많이) 길었는데, 아무튼 올해의 블로그 운영은 첫 해 치고는, 그리고 프로세스 마이닝이라는, 어떻게 보면 한국에서는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은 마이너한 분야를 다룬 것 치고는 꽤나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한다. 좀 안정권에 들어선 이후에는 한 달에 1500뷰 정도는 찍고 있기 때문에 ㅎㅎ 그리고 프로세스 마이닝이란? 이라는 글의 조회수를 보면서 한국에 프로세스 마이닝 검색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나~ 하고 보는 것도 재밌다. 

 쓴 글은 총 99개이다. 이번이 딱 100번째 글. 노렸다. 내년에도 99개 쓰고 100번째에 2020년 돌아보기 하는 것이 목표이다. 

  • 5월: 9개
  • 6월: 8개
  • 7월: 12개
  • 8월: 27개. 뭐지..? 집 밖에 안 나갔나..?
  • 9월: 18개
  • 10월: 10개
  • 11월: 5개. 뭐지..? 집에 안 들어왔나..?
  • 12월: 10개

 일주일에 3개씩 쓰는 것이 목표였는데, 8월의 친구가 달려서 평균적으로 일주일에 3개가 맞춰졌다. ㅋㅋㅋ 사실 초반에는 글 쓰는 것이 어렵지 않았었다. 기본적인 프로세스 마이닝 이론 내용 알던 것 쭉 쓰면 되니까. 고비는 10월-11월. 글 하나를 쓰려면 논문을 읽어야 했고, 뭘 읽고 써야할지도 모르겠고 소재 고갈로 고민이 좀 있었다. 여기저기 물어봤지만 결론을 못 얻고 어찌저찌 요즘은 머신러닝도 깔짝깔짝 데이터마이닝도 깔짝깔짝 이것저것 소재를 찾아 쓰는 중이다. 원하시는 소재가 있다면 말씀해주시면 고려하겠습니다..

정리

 내가 이렇게 수다스러운 사람이 아닌데 주저리주저리 쓰다 보니까 글이 길어졌다. 돌아보기가 아니라 일기가 된 것 같다. 혼자 생각을 많이 할 수 있었던 독일에서의 한 해였다. 이렇게 빠른 나이에 혼자 생각을 많이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는 것에 감사한다.

 독일로 떠나기 전에 떠나는 기념으로 밥 먹고 술 먹고 해 주신 사람들, 독일에 와 있는데도 잊지 않고 한 번씩 연락해주시는 사람들, 언제 한국 오냐, 한국에 오면 밥 먹자 술 먹자 해 주시는 사람들, 먼 유럽 땅에서 만나 주신 사람들, 독일에서 챙겨주신 모든 사람들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 자세한 이야기는 만나서 하는 걸로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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