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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력으로도 2023년이 시작하면 안 될 것 같아서 부랴부랴 쓰는 2022년 돌아보기. 첫 학기도 끝났고, 이사도 마무리되었고, 드디어 여유가 좀 났다. 빠르게 시작!

학업과 연구

 올해의 가장 큰 변화는 산업경영공학과 석사를 졸업하고, 인공지능대학원 통합 과정으로 새롭게 입학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학부 때부터 단일계열 -> 수학과 -> 산업경영공학과를 거쳐 인공지능대학원까지 오게 되었다. 벌써 네 번째 학과. (유감스럽게도 학위가 네 개인 것은 아니다.) 그 당시에는 꽤나 많은 고민을 거쳤고, 지금은 내가 생각하기에는 안정적으로 대학원을 다니고 있다. 아직까지 눈에 띄는 성과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처음으로 연구와 학업이라는 대학원생의 본분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학기였다. 통합 과정을 완전히 처음 시작할 때 글을 썼다면 뭔가 좀 더 의욕적이고, 매사에 감사하고, 약간은 작위적인 글을 썼을 것 같은데 한 학기가 지나서 그런지 그런 느낌은 아니다. 그래도 여러 연구실들이 합쳐져 있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고, 연구실 사람들과 적당한 거리 유지가 가능하고, 좋은 교수님 밑에서 항상 내가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지금은 그냥 블로그 글을 쓰고 있지만) 대학원에 다닐 -수 있어서 감사하다. 아직까지 공부할 것도 많고, 알아야할 것들도 많은데 차차 배워나가보려고 한다.

배운 것

 배운 것을 나열하는 것은 항상 이것을 읽으며 고통받을 미래의 나를 생각하면서 약간은 꺼려지는데, 2019년 것을 방금 읽고 오니까 나름 재밌기는 해서 써 본다. 우선, 입시 준비 + 세미나 + GNN 수업 등을 거치면서 GNN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들은 어느 정도 잡을 수 있었다. 또, 데이터 전처리가 아닌 다른 코딩을 많이 접해볼 수 있었다. 기본적인 sh 사용이나 객체지향프로그래밍을 고려하면서 코드를 짜는 것, pytorch, pytorch geometric 등은 사실 석사 과정에서는 거의 접해볼 수 없는 부분이었는데 부딪히면서 배워볼 수 있어서 좋았다. 물론 너무 부딪히면서 배워서 약간 기초가 흔들거리는 느낌도 간혹 드는데.. 이런 부분은 시간을 내서 따로 공부하면서 연구를 진행해야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논문들 코드를 reconstruct할 때 보면 정말 사람들마다 잘 짠 사람, 못 짠 사람이 천차만별이라.. 졸업할 때 쯤에는 잘 짠 사람이 되어 있어야겠다는 작은 소망이 있다. 

 그리고 학업과 연구를 진행하면서 배웠던 점은 아니다 싶으면 빠르게 손절할 줄도 알아야 한다는 점. 어? 이상한데..? 하면 조금 더 하다가 대부분의 경우에 응 그거 절대 아니야~ 가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또 이번 학기는 과목도 3개나 들으면서 조교도 한 과목, 교육 조교 한 과목에 이사까지 겹치면서 학기 중에는 약간 힘들기는 했다. 그러면서 배운 점이 시간을 빽빽하게 쓰려면 정말 잘 채워서 쓸 수 있다는 점이었다. 특히 이것은 교육 조교를 하면서 느꼈는데, 같은 교육 조교를 전에도 4번 정도 해 본 경험이 있음에도 이번 교육 조교는 정말 힘들었다. 사람 수가 2명으로 엄청 적기도 했고, 수업을 하던 과목이 아니기도 했고. 몸이 정말 힘들었지만, 다 끝나고 나서 느낀 것이 이 정도로 빽빽하게 살 수 있었던 것이었어..? 였다. 아마 그렇게 항상 빽빽하게 살았으면 이미 꽤나 성공한 삶을 살았을지도.. 아무튼 그것을 느낌으로서 시간의 중요성을 말 그대로 '체감'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느낀 점이 있다면 세상에는 열심히 사는 사람이 정말 많다는 점.. 열심히 꾸준히 무언가를 하는 것은 정말 중요한 것 같다.

일상과 취미

 일상과 취미는 블로그를 시작한 해에 시작된 그 취미들이 모두 유지되거나 조금씩 발전하고 있어서, 특별히 쓸만한 말은 없다. 그래도 좀 정리를 해 보자면, 우선 책 18권을 읽었다. 아마 대학원 졸업과 입학 사이의 7-8월 누워있기 기간에 열심히 읽은 것 같다.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인스타 브레인]. 7-8월 인스타 유튜브 중독자인, 도파민에 지배 당하던 시절에 봐서 더 인상깊었다. 저 책을 읽으면 한 두 달 정도는 의식적으로 휴대폰을 피하게 된다 ㅋㅋ 

 그리고 요리 12개를 새로 해 보았다. 인상깊었던 요리는 뜬금없이 쌈장비빔면. 공격수셰프 쌈장비빔면을 유튜브에 검색하면 나올건데 아주 요물이다. 또 술은 원래 마시던 대로 마시고 있고, 달라진 점이 있다면 마신 술을 기록하고 있는데 딱히 성실하게 기록하고 있는 느낌은 아니다. 그래도 나는 음식보다는 마신 술이 잘 기억에 남지 않는 편이라, 기록을 해 놓으면 다음에 어떤 술을 피해야할지는 확실히 알 수 있어서 좋다. 

 다음으로 7-8월 요양 기간에 국내 여행을 아주 많이 다녔다. 올해에만 제주, 여수, 경주, 서울, 부산, 남해, 통영, 대전, 울산, 영덕을 다녀왔다. 포항과 대구는 뺐다 ㅎㅎ 간만에 친구들과 여행도 가고, 오래된 친구들도 새롭게 만나는 해였던 것 같다. 그러면서 렌트 (산길) 운전을 너무 많이 해서 운전에 아주 익숙해져 버렸다. 이제는 운전이 더이상 두렵지 않아! 이제 내년에는 사야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운동을 일주일에 2번씩 아주 꾸준하게 했다. 코로나 격리하는 주와 시험 주 정도를 제외하면 50주 정도는 일주일에 2번씩 운동을 했다. 그렇게 하다 보니 어깨 통증이 많이 줄었고 (지금은 이사 후유증으로 다시 생겼지만) 나름대로 꾸준히 운동하는 습관이 든 것 같다. 일주일에 2번 운동하지 않았을 때 드는 죄책감은 덤.. 계속 헬스를 해 와서 다른 운동을 할까 좀 고민인데, 아마 비용 등의 여러 가지 문제 때문에 결국 다시 헬스로 회귀하지 않을까 싶다.

 또 독일어 공부를 다시 시작했다. 왠지 모르게 그냥 갑자기 땡겼다. 일주일에 5번 정도는 꾸준히 하고 있는데, 목표는 대학원 생활 중에 한 번이라도 독일권 학회를 가게 되면 마음대로 소통하기.. 원래도 주문 정도는 했으니께.. 간만에 새로운 공부를 해서 나름 재밌다. 요즘은 원래 있던 취미를 개발하는 것 (칵테일 먹다가 위스키에 눈뜨기, 파스타 퀄리티 고도화하기, 더 많은 책 읽기, 운동 횟수 지키기 등) 말고 새로운 취미를 가지기가 좀 어렵고, 딱히 뭘 해야할지 생각도 안 난다. 2022년에는 독일어를 다시 시작했으니, 2023년에는 새로운 취미를 하나 또 찾아보겠다. 

 마지막으로, 드디어 이사를 왔다! 새 술은 새 부대에! 이건 2023년의 일이기는 하지만, 1월 7일 정도면 2022년이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 염원하던 거실 하나 방 두개의 구조로 이사를 왔고, 5년 살 생각으로 인테리어에 엄청난 공을 들였다. 방음이 안 되고 엄청 좁아서 사람들을 초반에는 좀 부르다가 나중에는 부를 엄두도 못 냈고, 잔고장도 엄청 많고 춥고 단점이 엄청 많았지만 가격 하나만 보고 살던 집에서 드디어 이사를 와서 속이 시원하다. 1년 동안 알아보면서 너무 올라버린 포항의 미친 집값 + 깡통 전세 파티 때문에 고민이 많았는데 드디어 가격도 적정하고 구조도 나쁘지 않은 좋은 집에 이사오게 되었다. 조금 멀기는 한데, 강을 따라서 걸어서 학교로 갈 수 있어서 아직까지는 나쁘지 않다. 급할 때는 버스를 타기도 하고. 편의점 5분 걸어야 나오는 곳 살다가 번화가 사니까 왜 사람들이 서울 가서 사는지 알겠달까.. 이사 준비하면서 스트레스가 엄청 많았는데 전세 전문가 엔딩으로 속 시원하게 끝났다. 전세 궁금한 것 다 물어보세요.. 거의 부동산 수준이니까. 아래 사진은 같은 방 사진 비포 애프터다. 자랑하는 것 맞다. 벽지, 바닥, 가구 구매, 배치까지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직접 했다. 이사를 도와준 많은 사람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2023년은 집들이의 해.

비포
애프터

블로그

 대망의 블로그. 올해도 물론 100개는 못 썼고, 방금 확인해보니 42개를 썼다. 7-8월에 너무 누워 있었나 보다 ㅎㅎ 이제 2023년부터는 한 해에 50개라는 현실적인 목표를 가지고 살아가려고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1월 18일인데 이게 첫 글이다..) 올해의 목표였던 일방문자 1000도 달성했고, 작년의 맥시멈 방문자였던 월 방문자 8835를 2배 넘은 19345를 달성했다. 아주 게으른 주인에 비해 열일하고 있는 블로그다.

시험기간이 되면 폭등하는 조회수

 올해는 완전히 머신러닝, GNN으로 분야를 바꿔버리고, 스킨 꽃단장도 하고, about 페이지도 만들고, 나름의 소소한 변화가 있었는데 꽤나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아서 다행이다. 오랜 기간 맏아들 역할을 하던 MLE가 이제 diffusion model에게 왕좌의 자리를 넘겨준 것도 인상 깊었다. 2023년에는 새로운 큰아들이 올 수 있기를.. 월간 수익도 역대 가장 많았던 37달러 정도를 달성했다. 목표했던 50달러는 못 갔지만, 니가 목표로 했던 글 100개 썼으면 달성하고도 남았다.. 올해의 나 화이팅

정리

 내 생각에는 올해가 대학에 온 것 이후로 가장 드라마틱한 신변 변화와 심정 변화가 있었던 해인 것 같다. 감사하게도 좋은 연구실에서 대학원 생활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으니 앞으로의 내가 잘 이용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물론 내 일상들도 소홀하지 않고 잘 지켜나가보도록 하겠다. 재밌고 풍족한 한 해였다! 2021년을 돌아보던 불행한 내가 2022년은 좀 더 풍족한, 무언가로 가득찬 한 해였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나름대로 이루어진 것 같아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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